지난 8월 12일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의 주요 내용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의 지정 기준을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지정 필수 조건을 ‘투기과열지구’로 변경하는 방안이 적용됐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규제 수위를 높였다.
또 낮은 분양가의 로또 논란을 의식해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 제한 기간을
최대 5~10년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위축된 지방 주택 시장을 배려하고 가격 불안 진원지만을 타깃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이면에는
최근 불거진 서울의 집값 불안이나 분양 시장의 고분양가 논란이 자리한다.
2018년 9·13대책 이후 진정되는가 싶던 서울 주택 시장이
수도권 요지의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에 자극을 받아
7월 서울 주택 시장의 가격 반등을 이끌자,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직접 통제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실제 고분양가 논란이 컸던 서울의 강남권과 경기도 과천시 등지는
2015년 이후 최근까지 지역에 따라 분양가가 21.3~38.5% 급등한 바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향후 일반에게 공급하는 20세대 이상 민간 공동주택(아파트 등)은
분양가를 택지비(택지 감정평가액+택지비 가산비)와 건축비(기본형 건축비+건축비 가산비)로
제한된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지금보다 10~30%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향후 저렴한 분양 물량이 공급된다면
분양 시장에 대한 선호가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청약 가점이 높거나 특별 공급 자격을 갖춘 무주택자는
낮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약 시장으로 옮겨올 수 있다.
정부 규제책에 대한 심리적 위축이나 거래 관망과 함께
저렴해진 분양 물량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올해 6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정비사업 위축이 주택 공급량 장기 감소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지역 내 희소성이 부각될 준공 5년 차 안팎의 새 아파트는 가격 강보합이 유지되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면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뒤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 심사와 분양가상한제 영향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도 고분양가 임대 후 분양 단지는
분양 보증을 거부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민간택지의 분양가 통제로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커지게 된
서울 정비사업 단지들의 반발과 불만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내 집 마련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점이다.
특히 청약을 준비 중이라면 분양가상한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경우 인기 사업지의 청약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극화와
전매규제(투기과열지구 5~10년), 실거주 의무 같은 거래 페널티(penalty)에 유의해야 한다.
다주택자보다는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노부모 부양 등 특별 공급 대상자나
청약 가점이 높은 무주택 세대 위주로 분양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좋고,
실수요 위주로 청약 자격과 자금 마련 계획을 꼼꼼히 따져 분양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옥석 고르기도 필요하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공급 변수로 작용하며 주택 공급량이 출렁일 수 있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추가 규제로 주택 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 예상되므로
분양가, 입주량, 장기 수급 여건 등을 두루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글 김학렬(<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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